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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충북 충주 가금면 ‘한국한글박물관’을 찾아서(1)
작성자 간호윤 등록일 2011-02-10 조회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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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림이 된 고소설 2.

 

 충북 충주 가금면 ‘한국한글박물관을 찾아서

 

 

1.

 

고맙소자네 덕에 좋은 하루였네차 시간도 4시 30분이니 좋고부천 오면 연락 주시게.”

 

충주 시외버스터미널에 앉아 한국한글박물관(http://www.hgnara.net/김상석 관장에게 더듬거리며 문자를 보냈다. 한국한글박물관(구 미도 박물관) 김상석 관장은 나와 갑장 [甲長이기에 허여하는 사이다김 관장의 넉넉한 베풂은 끝까지 이어져 나를 이곳 터미널까지 배웅해 주었다짧은 하루지만 미도박물관을 찾아 정다운 분네를 만나고 많은 것을 얻었다탄금대를 못 본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고소설도를 찾는 두 번째 여행이 이만하면 대풍이기에 훗날을 기약하는 예매쯤으로 남겨 두기로 했다.

한겨울 저물녘 버스 대합실은 뜨내기손님 몇을 배웅하고 맞아서인지 고즈넉하고도 쓸쓸하지만 올 때처럼 서름치는 않다. 20여 분 남은 차 시간도 기다릴 만하였다여행 안내소가 있기에 관광지 안내문 몇 개를 챙겨서는 가방에 넣고 출구 앞 의자에 앉았다냉한 간이 의자지만 내 체온에 덥혀지니 느긋이 몸을 맡길만하다몸이 나른해지고 까무룩 든 잠을 한 여인이 깨웠다.

 

“430, 430부천행 버스는 사고 관계로 결항하겠사오니……

모든 일이 순조롭더니좀 난감하다얼른 행장을 수습하여 창구에 물어 보니 다음 차는 5시 50분이란다. 1시간 하고도 20분이나되돌아선 김 관장을 부르기도 그렇고 하여 서성거리다가 아까 본 여행 안내소를 찾았다구면이 되어버린 안내소 여인은 탄금대를 가보시라고 수줍게 권한다.

탄금대 [彈琴臺는 충주시 칠금동에 있는데 달천이라고도 불린다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강이 속리산에서 시작하여 탄금대 합수머리에서 한강의 본류인 남한강으로 흘러들어서이다버스를 기다리다 시간을 허비하여 바삐 걸음을 떼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분 남짓 거리이다.

탄금대는 야트막한 야산에 위치하였다우륵(于勒)이 가야금을 연주하던 대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송림이 빼어난데다가 남한강이 휘감아 돌아 경치가 뛰어나다여기에 애달픈 임란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요내 전공까지 잇대다보니이제는 버스 사고와 결항이 예사롭지만은 않다더욱이 작년에 출간한 내 책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2010, 김영사)의 <달천몽유록>과 <임장군전>(<임경업전>)은 모두 이곳과 관련 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가 이 또한 아닌가.

<달천몽유록(㺚川夢遊錄)>은 1592년 임란 때 충주 탄금대 전투를 소재로 한 윤계선(尹繼善,1577~1604)의 한문소설이다탄금대 전투란 임진왜란 때 무장 신립(申砬)이 8,000여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탄금대와 달천에 배수진을 치고 왜적과 맞섰으나 대패하여 신립 또한 강물에 투신 자결한 우리 역사의 비극을 말한다이로부터 8년 뒤에 윤계선이 곡성이 사무친 이 달천 전쟁터를 찾아 죽은 군사를 위로하여 쓴 소설이 바로 <달천몽유록>이다.

버스를 내린 한 무리의 등산복차림 여행객들이 깔깔호호 걷는다모두 50-60대쯤으로 보이는데 남녀의 수작이 그렇고남자들의 호기로운 말소리에는 술기운이 얹혔다. ‘이곳에 어울리지 않게 선 여인상’ 앞에선 만져보라느니만졌다느니’ 달천과 조각상만큼이나 엇박자 소리다.

등산복 남녀와 내가 걷는 이 글을 윤계선 역시 걸었다. <달천몽유록>에서 윤계선은 백골이 그대로 널려 있는 탄금대의 비극적 정경을 이렇게 적바림했다.

 

어느덧 삼월,

봄바람 부는 달천엔 맑은 물결 이는데,

덤불 속에 해골들이 허옇게 널려 있고,

향기롭고 꽃다운 풀만 푸르고푸르구나.”

 

저 시절 목숨을 건 줄달음과 곡성(哭聲)이 저렇게 놓였거늘등산복 남녀들은 아는가아니 나는 아는가생각해보니 이 달천에는 <임경업전>의 비운의 주인공임경업을 모신 충렬사(忠烈祠)가 있거늘 보지 못한다봄바람이 불면 미도박물관 김 관장도 볼 겸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아야겠다.

송림(松林)으로 붉은 낙조가 들고 야박한 시간은 발걸음을 재촉한다겨우 충혼비를 보고서는 부랴부랴 발걸음을 돌렸다몇 차선인가걷거니 뛰거니잘 뚫린 해거름의 탄금로에 바람이 제법 차다땀이 등골을 지나고야 충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다시 들어섰다아침나절에 김 관장은 저만치서 나를 따듯이 반겨 주었다.

 

 

탄금대 현충비 

 

 

<탄금대 충혼비>

 

<탄금대 여인 조각상>

 탄금대 여인상 

탄금대 송림의 낙조 

 

<탄금대 송림의 낙조>